하 너무 재밌다… 너무 재밌다…! 근 몇 년 벨테기를 얼마나 심하게 겪었던가. 드디어 찾았다. 완전 추천작이다. 코미디로 시작했다가 눈물 줄줄 흘렸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몰입해서 보고 눈물 줄줄 흘리면서 보니 스트레스 다 날아갔다. 대신 후유증으로 내 가슴이 다 허전하다.
작가 포타 가보면 외전 의향은 있다고 한다. 완전 기대중. 당장 외전 내놓으세요. 근데 Q&A 답이 잘돼있어서 참을만하다.
다 읽고 초면인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너무 높아져서 두말않고 다른 작품도 구매했다. 근데 바로 읽으면 귀남이랑 토깽이를 금방 잊을까봐 이렇게 블로그라도 한다.
잊고싶지 않을 정도로, 몇년동안 찾지 않던 블로그를 찾을 정도로 재밌으니 고민중인 사람들은 꼭 보길.
공수 이름에서 알다시피 준근친물이다. 둘은 이복형제. 별점 주기 되게 애매했다. 설정들이 조금씩 빈약하게 느껴졌는데, 그걸 작가의 다른 장점으로 잘 가린듯한 소설. 흥미로운 주제로 시작했으나 그 소재를 중간부터 놔버린다. 끝까지 가져가지 못해서 매우 아쉬움. 특히 데이트폭력에 가까운 살해 동기와 방법을 미화하는 듯한 표현과 전개는 매우매우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끝까지 힘있게 이끈 소재도 아니고, 자극적인 씬으로 구매를 촉진하는 수단이 아니고서야 이 프롤로그 이야기를 꼭 사용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솟았다.
그럼에도 4점을 준 이유는 오랜만에 공한테 반하는 감정을 느껴서다. 유일하게 롭이라는 인간을 좋아해주고 지켜봐준 네이슨과 그 사실을 깨닫고 좋아하는 감정을 인정하는 롭의 이야기 및 감정선은, 특별할 것 없는, 많은 작가들이 사용해왔던 이야기 흐름 중 하나다. 그런데 정말 흔한 줄거리임에도, 롭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놀랍게도 나 역시 네이슨에게 빠져버리고 말았다.
앞에서 아쉬워했던 프롤로그의 유일한 순기능이기도 하다. 사실 그 프롤로그와 롭의 나레이션을 줄줄이 듣다가 나도모르게 네이슨의 함정같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표정에 홀라당 빠져버리고 말았던 것. 특히 어찌보면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나를 알아봐준 유일한 사람’이라는 흐름이었기 때문에 더 놀라운 부분이다.
앞서 말했던 작가의 다른 장점이라함은 이런 맥락에서 출발한 생각이다. 미숙함이 보이지만, 그 미숙함이 있기에 남들과는 다른 훌륭한 장점을 드러낸다. 사실 소설 중후반도 그렇고 여러모로 나와 잘맞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롭이 네이슨에게 빠진 그 순간의 장면만은 정말 높이 산다.
존 작가는 웹툰 전문인줄 알았더니 글도 잘쓰신다. 확실히 대사도 매우 자연스럽고 연출이나 문장도 좋았다. 곧 원작 작가가 웹툰 각색하는 일이 벌어지려나 싶다. 웹툰 묘사도 너무 궁금해! 존 작가님 그림체 너무 취향이라서 과연 이 말썽쟁이 공 셋을(페이는 표지에 박혀있으니) 어떻게 묘사하실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평소에도 이분 웹툰을 보면 취향 꽉꽉이구나 싶었는데 역시 소설도ㅋㅋㅋㅋㅋ 작가님 취향이 꽉꽉 반영돼있다. 그래서 사실 저 세 공 중에 메인공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키작공 X 검은머리 창놈수) 또한 캐릭터들이 매력있어서 좋았다. 특히 루크 구슬은… 이런 공은 처음이야… 다만 피트 부분은 너무 읽기 힘들었는데, 심지어 너무 길었다. 보기 힘들어서 더 길게 느껴진 걸수도… 언제 지나가 언제 지나가 하면서 봤어서 별 하나 뺐다. 루크와 욘, 페이 이야기는 너무 재밌었는데 피트때문에 재탕 못하겠다. 기 쫙 빨릴듯. 그래도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았고 재밌었다. 평소에 존 작가 작품과 잘 맞는 사람들은 필히 보세요!
지금까지 수천, 수백 권의 소설을 읽어왔다. 한 번 각 잡고 리뷰글을 쓰면 빡집중하게 돼서 리뷰글을 잘 안 쓰게 됐는데, 문득 지난 14년간의 BL덕질이 남은 것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아까워졌다. 그래서 이제부턴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정말 간단히 리뷰해보기로 했다. 하나씩 짧께 쓰다보면 언젠가는 쌓이겠지. 타인에게 추천하기 위한 글보다는 내가 느낀 점을 남기는 글이다. 근데 벌써 사설 한 가득 써놨다.ㅋㅋㅋㅋㅋㅋ 참을 수 없는 떠벌림…
(아래는 공수서브공 이름 써놨는데, 누가누가 메인공일까 하는 쫜득함이 있는 소설이므로 스포 싫으신 분들은 흐린눈으로 지나치세요.)
- 공 : 히로시 - 수 : 주현 - 서브공 : 윤우
이뮨 작가의 <비동경소년>. 총 2권짜리의 짧은 소설이다. 참고로 내 취향은 메인커플+서브공 / 혹은 다공일수이다. 서브커플 및 서브공이 다른 커플이 되는 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기에 되도록 피한다. 비동경소년 첫부분에서 ‘아, 잘못 샀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글을 전개하는 모양을 보아하니, 주인공 무리 세 명이 각각 짝을 만나서 총 세 커플이 생기는 이야기구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리뷰를 찾아봤는데 딱히 언급이 없었고 또 두 권짜리였기때문에 일단 달려봤다. 다 읽고 한숨 돌렸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그냥 주변 인물들이 많은 것 뿐이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취향이시라면 걱정 마시고 보십쇼.
위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 소설의 전개방식은 약간 독특했다. 점에서 시작해서 퍼지는 전개가 아니라, 반대로 분산된 이야기를 펼쳐놓고 그 이야기들이 한 점으로 모인다. 이런 방식이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끌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끌어내고자 한 소설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는 말! 단점은,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이걸 또 각각 다 엮어서 시작했고, 심지어 일본 이름까지 섞여서 처음엔 좀 천천히 이해하면서 보게 됐다. 읽기 시작하기에 그닥 쉬운 편은 아니었던 것. 그래도 익숙해지면 금방금방 잘 넘어갔다.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았는데,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 소설은,
★★★★☆ (4/5)
5점 만점에 4점! 이유는 메인 공이 너무 미워서…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라고 할 만큼 캐릭터들의 내면 성장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연애에 대해 상당히 현실적인 연애를 끌고왔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상황과 환경에서 현실적인 연애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수는 참 답답했고 공은… 주현이 내 친구였다면 진짜 열심히 뜯어말렸을듯.
크루엘라!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를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다.
영화 감상 한줄평 :
"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을 제대로 해낸 영화 ! "
1. 캐릭터의 매력
이 영화의 평점을 낮게 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체로 서사 전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크루엘라는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천재가 어머니의 원수를 갚는 내용. 너무나도 뻔한 클리셰이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 출생의 비밀과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왜! 크루엘라는 이 뻔한 클리셰 덩어리들을 안은 채로도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답을 '캐릭터의 매력'에서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볼 때 물론 서사를 중요하게 보지만, 사실 캐릭터의 매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말하자면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내용도 내용이지만 매력 있는 캐릭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면, 악당들이 갑자기 회개를 하고... 사실 이들에게도 사연이 있었고... 조커는 갑자기 사랑꾼이 되고... 전개는 너무 뻔하고........ 여러모로 비판할 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이유는 바로 '할리퀸'때문. 사랑에 미쳐서 악당이 되어버린 할리퀸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영화를 다시 보는 사람은 적어도 할리퀸이 등장하는 장면은 아마 유튜브에서 많이 찾아봤을 것이다.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종의 '덕후'를 만든다. 가상의 캐릭터를 되새기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악당'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욕망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듯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우리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대신해주는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욕망에 충실하고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람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물론 생판 모르는 남을 희생시키는 욕망은 문제가 되겠지만, 현실과 영화는 다르니까. 영화적 허용으로 볼 수 있는 선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사실 크루엘라의 친구 두 명이 독단적인 크루엘라에게 질려 떠나가서 크루엘라가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껴 개과천선한다... 는 내용일까봐 너무 두려웠다. 왜냐하면 미국 하이틴 영화에서 아주 많이 사용하던 서사였으니까. <퀸카로 살아남는 법>을 보면 목표를 위해 돌진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 친구들이 모두 떠났고, 나는 후회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래서 크루엘라의 두 친구가 크루엘라에게 실망할 때 이런 내용이면 어째, 하고 고민했던 것이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내 상상을 어느 정도 깨부쉈다고 할 수 있다. 크루엘라는 구차하게 내가 이러쿵저러쿵해서 너네를 사랑하는데 후회가 돼. 앞으로는 그러지 마! 알겠어... 이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아주 당당하다. '너네는 내 가족이야.' 한 마디 해주고, 친구들은 '가족 카드를 썼네.'하고 포용해준다. 크루엘라가 영화 속에서 사과하는 장면은 딱 한 번뿐이다. 구구절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점 역시 크루엘라의 캐릭터를 일관되게(입체적인 것과는 또 다르다.)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악당이 주인공이라면 구구절절 이러쿵 저러쿵 이런 사연이 있었다는 걸 설명해주며 '알고 보면 착한 녀석!'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크루엘라>에서 크루엘라는 끝까지 악당이다. 본심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바꾸려 들지도 않는다. 자신의 본성과 욕망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어 끝까지 나쁜 X임을 인정하는 모습은 여태까지의 악당 주인공과 다른 특별함과 매력이 드러난다.
2. 디즈니가 잘하는 것
디즈니가 참 잘하는 것이 하나 있다. 뻔한 클리셰를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이 영화에서는 두 가지 방법을 썼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원작의 상징을 새로운 방식으로 집어 넣는 것이다.
(여기부터 스포 주의)
개인적으로 감탄했던 건, 바로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표현한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왜 달마시안이 3마리일까 생각했는데, 후반부에 크루엘라의 계략으로 모든 초대객들이 크루엘라의 모습을 하고 온다. 세상에... 굳이 개를 드러내지 않고서도 크루엘라가 훔쳐간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충분히 표현해낸 것이다. 원작의 크루엘라는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훔쳤고, <크루엘라>의 크루엘라는 남작부인의 손님들을 모두 훔쳐갔다. 너무나도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이런 상징들이 아주 많이 등장한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한 장면도 수없이 많다. 이런 상징들을 찾아내며 영화를 본다면 더욱 즐길 수 있겠다.
3.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
뻔한 클리셰가 넘쳤다는 것에는 반박하지 않지만, 그것이 매력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클리셰를 이리저리 요리해서 앞서 말했던 것처럼 매력이 분명히 있었으니까. 그것이 디즈니가 정말 잘하는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건 일부의 개연성이었다. 비판하는 말들 중에 전개가 뒤에서 너무 빨라져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말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아주 동의하는 바이다.
클리셰를 썼을 때 장점이 있다. 설명을 압축해도 모두 적당히 알아서 잘 이해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루엘라의 성장 배경은 충분히 압축이 가능했다. 그런데 앞쪽에서 크루엘라의 성격과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느라 템포가 축 처지다가, 막상 더 보고 싶었던 장면에서는 빠르게 지나간 점도 없지 않아 있다. 템포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과거가 나오는 것은 좋지만, 설명을 위한 과거가 길어지면 좋지 않다. 어쨌거나 관객에게 시작점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바로 그 시점이기 때문에, '크루엘라는 과거에 이렇고 저랬어'와 같은 과거는 조금 줄이는 게 더 좋았지 않을까.
또한, 크루엘라가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옷을 낙하산으로 사용해서 살았다...는 설정은 사실 내가 생각해도 무리수라고 생각했다. 영화적 허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관객이 의문을 품은 순간부터는 실패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기발한 방법은 없었을까? 차라리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는 설정이 더 그럴싸한 것 같기도...
개인적으로 <크루엘라>, 정말 재밌게 봤다. 흑백 사이에서 홀로 빨갛게 빛나는 크루엘라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디즈니 감성과 다크 한 분위기, 매력적인 악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봐줘야 할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