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 <비동경소년>

지금까지 수천, 수백 권의 소설을 읽어왔다. 한 번 각 잡고 리뷰글을 쓰면 빡집중하게 돼서 리뷰글을 잘 안 쓰게 됐는데, 문득 지난 14년간의 BL덕질이 남은 것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아까워졌다.
그래서 이제부턴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정말 간단히 리뷰해보기로 했다. 하나씩 짧께 쓰다보면 언젠가는 쌓이겠지. 타인에게 추천하기 위한 글보다는 내가 느낀 점을 남기는 글이다.
근데 벌써 사설 한 가득 써놨다.ㅋㅋㅋㅋㅋㅋ 참을 수 없는 떠벌림…
(아래는 공수서브공 이름 써놨는데, 누가누가 메인공일까 하는 쫜득함이 있는 소설이므로 스포 싫으신 분들은 흐린눈으로 지나치세요.)
- 공 : 히로시
- 수 : 주현
- 서브공 : 윤우
이뮨 작가의 <비동경소년>. 총 2권짜리의 짧은 소설이다.
참고로 내 취향은 메인커플+서브공 / 혹은 다공일수이다. 서브커플 및 서브공이 다른 커플이 되는 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기에 되도록 피한다.
비동경소년 첫부분에서 ‘아, 잘못 샀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글을 전개하는 모양을 보아하니, 주인공 무리 세 명이 각각 짝을 만나서 총 세 커플이 생기는 이야기구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리뷰를 찾아봤는데 딱히 언급이 없었고 또 두 권짜리였기때문에 일단 달려봤다.
다 읽고 한숨 돌렸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그냥 주변 인물들이 많은 것 뿐이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취향이시라면 걱정 마시고 보십쇼.
위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 소설의 전개방식은 약간 독특했다. 점에서 시작해서 퍼지는 전개가 아니라, 반대로 분산된 이야기를 펼쳐놓고 그 이야기들이 한 점으로 모인다. 이런 방식이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끌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끌어내고자 한 소설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는 말! 단점은,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이걸 또 각각 다 엮어서 시작했고, 심지어 일본 이름까지 섞여서 처음엔 좀 천천히 이해하면서 보게 됐다. 읽기 시작하기에 그닥 쉬운 편은 아니었던 것. 그래도 익숙해지면 금방금방 잘 넘어갔다.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았는데,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 소설은,
★★★★☆ (4/5)
5점 만점에 4점!
이유는 메인 공이 너무 미워서…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라고 할 만큼 캐릭터들의 내면 성장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연애에 대해 상당히 현실적인 연애를 끌고왔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상황과 환경에서 현실적인 연애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수는 참 답답했고 공은… 주현이 내 친구였다면 진짜 열심히 뜯어말렸을듯.
그래도 오랜만에 개성있고 흡입력 좋은 소설이었다.